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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임직원의 자발적 정보 행위와 액티비즘

애사심 높은 직원들이 뭉치는 액티비즘
덮으려 하지 말고 귀를 활짝 더 열어야

이연재,조수연 | 273호 (2019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사내 액티비즘은 직원들의 집단 연대인 노조 행동과는 다르다. 이전에는 직원들이 노조를 중심으로 결집해 비정규직, 정리 해고 등의 문제에 항의하거나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고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회사에 적대적인 직원들이 아니라 애사심과 자부심이 높은 직원들이 오히려 기업의 윤리적 경영,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집단으로 뭉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사내 성폭행 근절을 내세우며 전 세계 50여 개 도시에서 벌어진 구글 직원들의 파업, 자사 기술이 경찰 권력이나 군대 등에 활용되는 것에 반대하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성명 등은 직원들의 자발적 정보 행위에서 촉발된 사내 액티비즘의 대표 사례다. 이 사례들은 회사를 단순히 노동과 보상을 거래하는 교환적 관계로 바라보지 않고, 오랜 파트너이자 공동체적 관계로 바라보는 직원들이 충분히 액티비즘에 가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8년은 그야말로 ‘뿔난’ 직원의 시대였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직원 수천 명은 고위 임원들의 직장 내 성추행 문제를 대하는 회사 측의 미온적인 대응에 분노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들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회사의 주요 기술이 인명 살상을 위한 군사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반기를 들면서 미디어나 내부 청원서를 통해 경영진의 숨통을 조여 왔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국제선 항공기 기내식 대란 사태를 겪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대적인 집회를 통해 경영진 퇴진을 촉구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직원 및 관계자 1000여 명이 모인 ‘침묵하지 말자’란 제목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은 직원 집단행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경영진의 갑질 행위부터 집회 일정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는 이 공간이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개인들을 하나로 결집시켰다. 이처럼 과거에는 경영진의 결정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침묵하던 임직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집단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행동이 자칫 기업 위기를 초래하고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임직원 액티비즘(employee activism)’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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