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금융 위기가 한국의 금융과 경제를 흔들고 있다. 일본이 경험한‘잃어버린 10년’의 미국 버전이라는 다소 침울한 예측을 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면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우리 경제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게다가 중국도 올림픽 이후 경제가 예상한 것만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 불황은 겨우 2만 달러 소득에 올라선 우리 경제가 선진국 수준인 4만∼5만 달러대로 진입하는데 어려운 요건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할 방법은 대외적으로는 물론 대내적으로도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방법뿐이다.
수입산 쇠고기에 토종 한우업자들이 다 몰락하리라고 우려했지만 쇠고기 수입 후에도 최고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 농가는 여전히 불황을 모른다. 불황을 모를 뿐만 아니라 고품질,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소득이 더 늘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품질을 높이면 돈 있는 사람들의 소비를 부추겨 내수를 진작하게 되고 결국 경제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말썽 많던 시화호를 보자. 구정물 같던 시화호가 지금은 2급수로 다시 태어났다. 죽음의 호수가 철새의 낙원으로 다시 탄생했다. 바닷물을 통과하는 지점엔 세계 최대의 25만KW급 조력발전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화호 방파제는 낚시꾼들의 천국이 됐고 환경문화관에서는 환경교육이 한창이다. 오염의 대명사가 청정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적 같은 기회로 변화시켰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는 서해안에 자주 끼는 안개 때문에 인천공항은 분명 실패할 것이란 반대도 있었다. 지금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가 주관하는 공항서비스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도전에는 시련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시련이 있고 이를 극복할 때 더 큰 발전이 있다. 시련이 두려워 도전을 못한다면 정체만 있을 뿐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도전에 발목을 잡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 때로는 정치적 이해, 때로는 지역적 이해, 때로는 일부 집단의 이기주의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한·미FTA가 그렇고, 한반도 대운하가 또 그렇다.
“조준만 하게 하고 사격을 못하게 한다.”이는 2년 전 일본 리코사 회장이던 사쿠라이 마사미쓰 전 일본품질학회 회장이 아시아품질대회에서 한 말이다. 사쿠라이는 계획해서 논의만 하고 실행은 못하는 조직문화를 비난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Shoot and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m(사격하고 조준하라)’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10%부족하지만 제때에 하는 결정이 완벽하지만10%늦은 결정보다 백배 낫다는 말이다.
완벽하게 조준 사격해 단번에 적군의 심장을 명중시킨다면 백발백중의 명사수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백발백중 사수란 소리는 못 듣지만 그래도 제때 사격해 적군의 발목에라도 맞힌다면 조준만 하고 있다가 피격당하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나을 것이다.
한국은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2001년에‘다이내믹 코리아’를 국가 슬로건으로 제정했다. 급속히 발전하는 한국의 역동적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다소 다혈질적이고 급한 기질을 나타낸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다소 미숙한 결정이었지만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으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그랬고, 고속철이 그랬고, 인천공항 건설이 그랬다. 이제는 사격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품질경영학회 및 아시아품질네트워크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으며, <품질 경영 등 15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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