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 김성수 선생의 고가(古家)에는 ‘덕(德)은 반드시 이웃이 있다’라는 뜻의 덕필유린(德必有隣)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덕(德)으로써 사람을 대하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결국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덕(德)은 사람을 얻는다(得人). 덕이 있는 사람은 마치 북극성과 같아 늘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들의 마음을 주고 복종한다. 덕(德)은 사람의 진심을 움직인다(動人).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두 축인 법과 덕 중에서 덕에 더 무게를 두어 주위 사람들이 선에 이르고자 하는 마음을 높여주는 것이다. 덕(德)은 파급력이 빠르다. 망해가는 기업을 맡은 리더가 따뜻한 덕으로서 직원들을 대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기업을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덕으로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이 규제로 일관되어 조직을 이끄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덕(德)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덕을 행하는 것은 고독하고 외로운 일이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그를 따르는 사람이 있게 한다.
Vol.59 p.46 [德必有隣 덕을 갖춰라, 사람이 모인다]·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박재희taoy2k@empal.com
- (현)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