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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기우(최우식 분)가 영어 과외선생으로 다혜(정지소 분)와 처음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무뚝뚝한 다혜에게 계획을 품은 기우가 그녀의 손을 갑자기 잡는다. 다혜는 손이 잡힌 순간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리며 떨려 한다. 그런데 그 순간을 변곡점으로 기우를 대하는 다혜의 태도가 달라진다. 기우를 실제로 좋아하게 된 것이다. 기우가 손을 잡은 게 영향을 미친 것일까? 물론 영화에는 과장된 부분이 있고 상대의 동의 없이 손을 잡는 것은 자칫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손을 잡아서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기도 하다.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윌리엄 제임스는 이런 현상을 “우리들은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프고, 기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기쁜 감정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제임스-랑게 이론1
이라고 부른다. 우리 뇌에서는 감정이 신체 상태를 만들지만 신체 상태도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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