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90%는 가격 결정이 좌우한다 外
니시다 준세이 지음/ 한국경제신문/ 1만3000원
한 컨설턴트가 금속가공회사 A에 상주하며 오랜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일을 할 때였다. 당시 이 컨설턴트는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는 일이 매출을 회복하는 방법이라 보고 작업장에 낭비가 없는지, 상태가 좋지 않은 기계는 없는지 체크하며 6개월에 걸쳐 현장을 개선해나갔다. 그 결과 제품 한 개당 2엔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 이제 실적 회복의 실마리를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우연히 제품이 개당93엔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105엔에 팔리던 제품이 12엔이나 내려 팔리고 있었다. 놀란 컨설턴트는 영업담당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고, 담당자는 거래처가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6개월간 고생해 올린 2엔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컨설턴트가 맡았던 또 다른 기업 사례를 보자. 기업 B의 경우 견적서를 의뢰하는 고객의 요청을 받아 월 평균50건의 견적서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50건 중 주문으로 연결되는 것은 평균 5건, 즉 계약 성사율은10%에 불과했다. 문제는 견적서를 작성하기 위해 매달50만 엔, 연간600만 엔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견적서를 작성하는 것뿐인데 50만 엔이나 들어가는 점이 이상해서 알아봤더니 견적서 작성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어서 그렇다는 점이 밝혀졌다. 영업부에서는 계약이 성사될 확률이 낮은 고객의 견적서는 대충 만들어도 된다고 기술부에 전달했지만 기술부는 외주 업체에 맡겨서라도 제대로 작성하고 싶어 했고, 무엇보다 계약 성공률이1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당시 B사는 이익률이1%정도였으므로600만 엔의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6억 엔어치를 팔아야만 했다.
위 두 기업에 등장하는 컨설턴트가 이 책의 저자다. 저자는“이익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얼마나 손쉽게 이익을 날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모든 직원은 이익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1개 팔릴 때 이익이 얼마나 남는지’를 모르면 직원들이 동기를 갖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익은 판매가격에서 원가를 제한 가격에 판매수량을 곱해서 산출된다. 이익을 늘리려면 판매가격을 높이거나, 원가를 낮추거나, 판매수량을 늘려야 한다. 이는 경영의 기본이다. 그런데 많은 회사들은 원가나 판매가격에 대해 예민하지 않다. 품질을 향상시키거나 납기일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온 힘을 쏟지만 원가 또는 가격 결정 문제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질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며 스스로 만족하고 마는 식이다. 기술을 갈고닦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회사의 강점이 되고 잘 팔 수 있는 기초가 되므로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제품이 팔려도 이익이 남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표면가격과 이면가격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통상 얘기되는 판매가격은 표면가격이다. 대외적으로 공표하기도 하고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가격이기도 하다. 표면가격 뒤에 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제품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을 이면가격이라고 한다. 이면가격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를 잘 다룰 수 있어야 가격을 제대로 조정할 수 있고 나아가 이익 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6가지 요소 중 하나가‘스펙’이다. 제품이나 서비스 내용이 달라지면 당연히 원가가 달라진다. 원가가 오르거나 내려가면 이익의 구조가 바뀌니 거기에 맞춰 판매가격도 바꿔야 한다. 경영의 기본 중 기본이지만 의외로 현장에서는 소홀히 하는 회사가 많다. ‘서비스’도 중요한 요소다. 설치나 수리 등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상당수는 본래 유료여야 하는 것들이다. 한 건축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에서는 설계비용을 건축비 전체에 포함시킨다. 그런데 설계도면을 받아든 고객이 집을 짓지 않겠다고 하면 설계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수량, 시간, 가격 인하, 현물 등 이면가격의 다른 요소들도 꼼꼼히 짚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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