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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삼국지와 아마존

역사적으로 난세에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의 “나를 따르라” 리더십이 빛을 발했습니다. 『삼국지』에선 조조나 유비 같은 인물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일과 일터를 바꾸고 있는 이때, 대중이 원하는 리더는 겸손하고 신중한 손권 스타일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리서치 전문 기업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올 6월 진행한 ‘삼국지 리더십’ 설문 조사 결과,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배우려 하고 신중하고 겸손함. 가끔 우유부단해 보일 때가 있지만 안정감이 있는 리더(손권 리더십)’가 ‘야망이 크고 냉철하며 분명한 원칙과 질서를 중시(조조 리더십)’ ‘사람이 좋고 정이 있으나 실리보다 명분을 앞세울 때가 있음(유비 리더십)’보다 인기가 높았습니다.

병력이나 물자가 인근 국가에 비해 한참 부족했던 오나라에서 손권이 생존을 위해 내건 전략은 인재 확보였습니다. 그는 출신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인재로 등용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일찍이 실천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시대를 앞서간 것처럼 보이는 제도이자 원칙이지만 그만큼 생존을 절박하게 고민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류를 절박한 위기에 몰아넣은 코로나19의 도전에도 기업들은 새로운 인재 확보에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고용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같은 때, 큰 채용 시장을 마련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언택트 소비의 선두 기업,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9월, 올 들어 5번째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면서 총 10만 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팬데믹이 본격화된 올 초부터 지금까지 아마존은 30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뽑는데도 아마존에 입성하기 위한 관문은 절대 녹록지 않습니다. 『아마존웨이』의 저자인 존 로스만은 아마존 입사 당시 6주에 걸쳐 23차례 면접을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채용 시 내거는 기준은 높습니다. 베이조스는 “사업에서는 잘못된 사람을 채용해 부작용을 감당하는 것보다 완벽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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